읽은날 : 20090903~0907
글쓴날 : 20090910
지은이 : 온다 리쿠

 오랫만에 재미있게 읽었다. 판타지적이지만 실제로 있을 법하고,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, 실제로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.  
 어느 마을에 관한 비밀이 담겨 있다. 그리고 신기한 능력을 가진 남자도 나온다. 어느날 아주 건실한 회사원이었던 남자가 행방불명되고, 그 남자가 몇 년 후에 어느 마을에서 살인을 당한 시체로 발견된다. 마을에는 탑이 세 개 있는데, 첫 번째 탑과 두 번째 탑만 그대로 외양이 보존되어 있고, 세 번째 탑은 망가진 채로 복구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. 남자는 그 마을에 들어와서 측량을 한다고 했고, 마을을 흐르는 수로를 유심히 관찰하고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, K시의 영토라고 알려져 있는 언덕에 있는 허름한 오두막을 빌려서 그 곳에 머문다. 마을에 수로와 탑이 존재하는 이유를 이런 식으로 환상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. 사실은 마을이 육지가 아니고, 아주아주 큰 호수에 떠 있는 섬과 같은 상태였던 것이다. 큰 호수를 가득 차지한 육지는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불어날 것을 대비해서 수로 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었던 것이고, 수로 시설이 그 기능을 못할 정도로 비가 정말 많이 많이 내리게 되면, 탑이 그 물을 빼낼 자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탑을 무너뜨리면 쉽게 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건설한 것이었다. 그 마을의 오래된 유지인 한 가문이 있는데, 살인을 당한 남자인 '이치가와 고로' 도 그 가문의 친족이었다. 이 가문은 아주 오래 전부터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서 탑을 건설했고, 옆 마을인 K시와 합병이 되면 새로운 고속도로, 건물이 두둥실 떠있는 마을의 주변부에 세워져 결국 심한 비가 내렸을 때 마을이 섬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. 남자는 마을이 결국 섬이라는 비밀을 알게 되고, 마치 사진처럼 기억을 저장하는 자신의 능력 때문에 신체에 문제가 생김으로써 죽음을 예감하고 그 마을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었다.
 한참을 얘기했지만 이런 비밀이 끝까지 감춰지다가 마지막 장에 가서 큰 비가 내린 후에야 독자에게도 밝혀지게 된다. 또한 책 속의 몇몇 인물들도 이 사실을 눈치채게 된다. 이치가와 고로가 죽을 때 유체 이탈을 해서 신체만이 파편에 찔리게 되는 것은 정말 상상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, 섬같은 마을이 있고 그 마을을 지키기 위한 지킴이들이 있다는 상상에서는 가능할 법한 일이다. 이런 마을이 있다면 엄청난 관광지가 될 텐데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. 
 차분히 읽어 내려가면서 오랫만에 온다 리쿠의 책이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. 이 후에 읽은 한 낮의 달을 쫓다도 재미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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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kyung_ksea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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